MBTI vs 사주(四柱)
최근에 실험 다큐먼터리 프로그램으로 MBTI와 사주를 비교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지요.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로서 MBTI와 사주를 활용하면서, 어느 것이 사람을 이해하는 데 더 잘 맞을지를 실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MBTI는 내가 스스로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주관적인 도구인 반면에 사주는 이미 여덟글자가 타고 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는 절대적인 도구라고 볼 수 있고, MBTI가 후천적인 성격 측정의 도구라면, 사주는 선천적인 성격 이외에도 운명 자체도 엿볼 수 있는 도구라는 점에서 차이는 꽤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실험을 통해 사람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도 흥미로울 뿐 아니라 이미 보편화된 MBTI랑 비교할 때 사주에 관해서 많은 사람들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시도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주로 성격을 추론할 수 있을까?
한편, 사주를 통해서 성격을 추정할 경우에 MBTI와 대응은 잘 될까요? 사실 사주는 천간과 지지로 구성되어 있고 천간은 드러난 것, 지지는 숨어있는 것(지장간은 잠재되어 있는 것)으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MBTI로 나의 성격을 하나의 유형으로 도출하고 있다면, 천간/지지라는 구성을 갖추고 있는 사주는 간여지동(干如地同)이 아니라면, 그러한 성격이 하나로 도출이 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오행과 십성이라는 다른 종류의 개념을 섞고 천간의 충극과 지지의 형충회합 등의 변화 등을 고려하면, MBTI로 바로 드러내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관련성을 경험적으로 추론해본다면, 다음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는 경험에 따른 통계적인 느낌을 적은 것이고, MBTI의 각 구성요소와 사주의 오행이나 십성이 그대로 대응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설(說)로만 받아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 MBTI의 E(외향형)와 I(내향형)
- 외향형은 활동과 발산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는 반면에 내향형은 그 반대에 해당합니다.
- 보통 사주에서 드러나는 부분인 천간과 연관이 깊은 것 같습니다. 특히 목화 오행에 해당하면서 양간인 갑(甲),병(丙)의 글자는 E의 성향을 강화시키고, 금수 오행에 해당하면서 음간인 신(辛), 계(癸)는 I의 성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 MBTI의 S(감각형)와 N(직관형)
- 감각형은 흔히 현실주의자로 현장의 디테일과 세부적인 현실에 주로 집중을 하는 타입인 반면에, 직관형은 전체적인 그림과 미래의 설계를 그리는 타입으로 알려져 있지요.
- 십성 중에서 정관(正官)·정인(正印)과 편관(偏官) · 편인(偏印)의 영역으로 보입니다. 정관과 정인이 발달한 경우에는 현실의 디테일과 현상에 집중하는 반면. 편관과 편인이 발달한 경우, 특히 편인을 쓰는 경우에는 직관이 강하다고 느껴집니다. 만약, 관성과 인성이 없는 경우에는 지지에서 인종법 등의 방식으로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즉, 정관과 정인이 생왕지(生旺地)가 될 수 있는 지지 구성이면 감각형, 편관과 편인이 생왕지가 되는 구성이면 직관형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MBTI의 T(사고형)와 F(감정형)
- 사고형은 현상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하려고 하는 타입입니다. 반면, 감정형은 현상에 관하여 대인관계와 공감의 감정에서 접근하려 하는 타입입니다.
- 개인적으로 이는 십성 중에서 인성(印星)과 식상(食傷)의 영역에 가깝다고 보여집니다. 우선, 식상이 전반적으로 세력이 강한 경우에는 감정형이 강하다고 봅니다. 또한, 인성의 경우에는 천간에 드러나 있는 경우에는 역시 감정형에 가깝다고 봅니다. 다만, 인성이 천간에 드러나지 않았거나 식상의 세력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면 사고형에 가깝다고 보입니다.
○ MBTI의 J(판단형)와 P(인식형)
- 판단형은 주로 목적과 방향성이 뚜렷하게 정하는 경우입니다. 반면, 인식형은 이러한 목적과 방향성에 유연성을 부여하려고 하는 타입이지요.
- 이는 사주에서는 재성과 관성의 영역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사주에서 재관(財官)이 뚜렷한 경우에는 판단형에 비교적 가깝다고 볼 수 있는 반면, 사주가 다른 것들이 더 강하면 인식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관성이 뿌리를 가진 채 천간에 드러나 있고, 상관견관(傷官見官)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판단형의 성향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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